현대차그룹 AVP본부장이자 포티투닷 대표인 박민우 사장이 직접 운전대를 잡고 서울 도심을 달리는 20분짜리 자율주행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영상이 공개되자마자 자동차 커뮤니티와 테크 유튜버들 사이에서 댓글 창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데요. 기술적인 발전이 신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한 현실과 답답함이 교차하는 영상이었습니다.
G90 레벨 3의 씁쓸한 후폭풍, 결국 방향을 틀다
현대차 자율주행을 이야기할 때 제네시스 G90의 '레벨 3(HDP)'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원래대로라면 고속도로에서 손 놓고 시속 80km로 달릴 수 있게 해주겠다고 호기롭게 발표했지만, 출시를 차일피일 미루더니 결국 흐지부지됐죠.
복잡한 센서와 빡빡한 규칙 기반(Rule-based) 코딩으로는 도저히 도심이나 돌발 상황을 감당할 수 없다는 걸 뼈저리게 깨달은 셈입니다. 결국 테슬라처럼 카메라 비전 중심의 '엔드투엔드(E2E, End-to-End) 딥러닝' 방식으로 판을 완전히 갈아엎었고, 그 결과물로 들고나온 게 바로 이번 자체 개발 AI '아트리아(Atria)'입니다.
실제 주행 영상 뜯어보기: 칭찬할 점과 현실적 한계
판교를 출발해 동작대교를 지나 숭례문 인근 복잡한 강북 골목길과 사거리까지 달렸는데, 날것 그대로 보여준 점은 꽤 흥미로웠습니다.
👏 "오, 이건 진짜 좋아졌네" 싶었던 부분
- 빈 공간을 파악하는 오큐펀시(Occupancy): 갓길에 차선을 물고 서 있는 포터 트럭이나 대형 버스를 마주쳤을 때 당황해서 멈추지 않고, 여유 공간을 슬쩍 비켜 지나가는 유연함이 돋보였습니다.
- 눈치 보지 않는 차선 변경: 예전 현대차 시스템처럼 깜빡이만 한세월 켜두고 우물쭈물하다 기회를 놓치던 답답함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공간이 나면 꽤 과감하게 머리를 들이밉니다.
🤦♂️ "아직 갈 길이 멀다" 느껴진 순간들
- 비정형 사거리에서의 뚝딱거림: 차선이 반듯하지 않은 강북 구도심 교차로나 차로가 갑자기 합류하는 소멸 구간에서 경로를 헷갈려 주저하는 모습이 그대로 노출됐습니다.
- 뒤차 눈치 보이는 반응 속도(레이턴시): 보행자나 오토바이가 시야에 들어오면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완전 정차(Full-Stop)'를 해버리고 다시 출발하기까지 뜸을 들이는데, 실제 한국 도로 흐름에서는 뒤에서 바로 클랙슨 날아오기 딱 좋은 주행감이었습니다. 박 사장 본인도 옆에서 "이건 판단 미스인데"라며 아쉬워하더군요.
솔직히 2029년은 너무 늦지 않나요?
이번 발표의 가장 큰 쟁점은 출시 시기입니다. 박민우 사장은 "서둘러 내놓으면 어정쩡한 레벨 2++가 된다"며 현실적인 속도 조절을 선언했습니다.
- 2028년: 엔비디아(NVIDIA 드라이브 하이페리온 10) 솔루션을 먼저 사 와서 레벨 2++ 양산차 출시
- 2029년 하반기: 그동안 쌓은 데이터로 현대차 자체 개발 AI인 '아트리아' 양산 적용
물론 어설픈 기술로 사고를 내는 것보다야 안전제일주의가 맞습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한숨이 나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테슬라는 이미 미국과 중국에서 FSD로 도심 주행을 사람 수준에 가깝게 해내고 있고, 샤오펑이나 화웨이 같은 중국 브랜드들도 라이다와 비전을 엮어 무서운 속도로 치고 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2028년에 남의 집(엔비디아) 기술을 빌려 쓰고, 2029년 말에나 독자 AI를 얹는다는 건 기술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믿는 건 700만 대의 '데이터', 그리고 경고
물론 현대차가 아무 생각 없이 미룬 건 아닙니다. 현대차·기아가 한 해에 전 세계에 파는 차가 무려 700만~800만 대입니다. 앞으로 나올 신차들의 센서와 컴퓨터 스펙을 통일하고, 0.01%의 특이한 돌발 상황(코너 케이스)만 콕 집어 전송하는 체계가 잡히면 데이터가 쌓이는 속도는 글로벌 최고 수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영상 후반부에서 박민우 사장이 아주 뼈 있는 한마디를 남겼습니다.
"시스템이 너무 잘 되는 레벨 2++는 오히려 운전자에게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람이 방심하는 순간 한 번의 실수가 엄청난 사고를 부르기 때문이죠."
결국 법적 책임은 여전히 운전자에게 있는 레벨 2 시스템인 만큼, 차가 알아서 운전을 잘할수록 사람이 주의력을 놓지 않게 만드는 UI/UX 안전장치가 가장 큰 숙제로 남게 될 겁니다.
박민우 사장이 직접 운전하며 나눈 실제 주행 영상이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 보세요.
현대차 Atria AI 서울 도심 실주행 유튜브 영상 보기
어정쩡한 레벨 3 대신 내실을 다지겠다는 현실적인 선택일지, 아니면 경쟁자들에게 뒤처지는 아쉬운 지연일지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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